[애도 및 정책논평]
고 임수혁 선수를 애도하며
프로야구 선수협의 13개 제도개선안을 공론화하자
롯데자이언츠의 임수혁 선수가 지난 7일 오랜 병상생활의 끝에 사망했다. 삼가 고인과 유가족께 명복을 빈다. 94년 프로선수로 입단한 그가 불과 6년의 선수생활 끝에 세상을 등졌다. 그의 병상생활은 선수생활보다도 4년이 길었던 10년이었다.
우리는 임수혁 선수를 보내면서 그가 쓰러졌던 곳이 그라운드였다는 것을 기억한다. 현재 ‘천하무적 야구단’이라는 방송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사회인 야구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지만, 실제의 그라운드는 어느 곳보다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선수보호를 위한 응급요원의 배치는 필수적이다.
임수혁 선수의 사망이 안타까운 것은 1차 응급처치만 제대로 했더라도 이렇듯 허무하게 그를 보내지 않았을 것이란 사실이다. 진보신당은 임수혁 선수의 죽음을 보며, 작년 12월에 시작된 프로야구선수협의회(회장: 손민한, 이하 선수협)의 새로운 도전에 주목한다. 선수협은 12월 2일 총회를 통해 노동조합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8년 선수노조 결성이 좌절된 뒤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이 지난 지금에 와서야 다시 노조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당시 선수노조출범을 막기 위해 내놓았던 KBO의 약속들은 공염불이 되면서, 선수협만으로는 야구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선수들의 노동자성을 문제삼고 있지만, 이미 우리는 미국 메이저리그 등의 사례를 통해 프로야구 선수들이 노조를 만들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프로야구 구단들의 주장은 무리한 선수노조 발목잡기에 불과하다.
고 임수혁 선수의 사망사건을 접하며 진보신당이 선수노조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작년 12월 선수협의 총회 이후 선수협이 내놓은 13가지 제도개선안 때문이다. 이 개선안에는 최저연봉제 개선, 자유계약선수 제도의 전면 수정, 대리인 제도의 실시 등 프로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구가 담겨있으며, 특히 12번째 개선안은 ‘응급구조사 및 장비의 구비를 규약 또는 대회요강에 포함시키고 이 요건을 어길 시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계속된 그라운드 사고에 대비해 구급차 등을 경기장에 준비하고는 있지만, 이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 선수협의 판단이다. 진보신당은 선수협의 문제의식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현재 선수협은 프로선수들의 초상권을 독점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CJ측과 어려운 법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름 없이 선수생활을 접는 프로선수들이 전체의 7~80%에 이른다. 아직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정권에 의해 강제로 만들어졌던 80년대의 전근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천하무적 야구단’의 즐거움보다 임수혁 선수의 안타까움이 더욱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시는 고 임수혁 선수와 같은 안타까운 희생자가 없기를 바란다. 고 임수혁 선수의 명복을 빈다.
2010년 2월 8일
진보신당 정책위원회
(담당: 김상철 비상임정책위원)